언어는 우리 생활과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과 표현들이 때로는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거나 오해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확하고 세련된 말을 사용하면 어떨까요?
37년간 공영 방송 아나운서로 일하신 강성곤 저자의 <정확한 말, 세련된 말, 배려의 말> 도서는 우리 언어생활에 더 나은 소통과 이해를 가져다줍니다. 또한 표지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아티스트 이크종의 정교한 삽화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림 작가로서의 경험과 건축공학 및 건설 분야에서의 전문 지식을 결합한 그의 작품은 이 책의 이해를 돕게 만들어 줍니다. 이제 이 책을 소개해보겠습니다.
매번 헷갈리는 표현
이제는 제대로 알자! 이전에 맞춤법에 대해 정리해 놓은 포스팅과 함께 보시면 큰 도움이 되실 겁니다.
걸맞는(x), 걸맞은(o)
- '맞다' 앞에 '걸'이나 '알'이 붙으면 형용사로 그 정체성이 바뀝니다. 따라서 '알맞은'이 맞습니다.
-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 형용사에는 '~는'이 오지 않습니다.
- '~는'은 동사에 적합합니다. 그 예로 먹다가 대표적입니다. '먹어, 먹으니, 먹는' 등은 행위와 동작이 됩니다.
'두어'의 의미
- "고등어 두어 마리만 주세요."라고 할 때 '두어'는 얼마만큼을 말할까요? 이것은 수량이 둘쯤임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 고유어식 표현이 언제나 좋은 말은 아닙니다.
- 두어는 약 2, 2 남짓, 2 정도, 즉 3에는 못 미친다는 의미입니다.
- 달포: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 즉 31일~ 35일의 어름 한 것입니다.
~데 vs ~대
- ~데: 자기 생각, 자기가 느끼고 경험한 것을 말할 때 씁니다. ('~더라'와 같은 의미)
- ~대: 다른 이가 말한 것을 전할 때 쓰는 인용입니다. ('사람들이 그러는데'가 생략된 걸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 예) 전학생이 아주 잘생겼대, 그 식당 음식이 맛있대, 문제가 보기보다 까다롭대
너머 vs 넘어
'산 너머 남촌' 같은 시구는 통으로 기억해 두어도 좋습니다.
- 넘어: 동사 '넘다'에서 왔으나, '넘어'는 '넘다'의 활용형입니다. 앞에 목적어 성격의 단어가 오면 '넘어' 입니다.
- 예) 고개를 셋이나 넘어, 아시아를 넘어
- 너머: 독립된 명사입니다. 높이나 경계로 가로막은 사물의 저쪽 또는 그 공간을 뜻합니다.
- 예) 고개너머, 어깨너머, 지평선 너머로 해가 진다.
~런지?
일단 '런지'부터 추방하자.
- 런지는 우리말에 없습니다.
- '는 지'만 맞습니다. 예) 될는지, 맞는지, 저지르는지, 영원했을는지 (o)
던지
- 과거형에 쓰입니다. 이는 추측, 감탄, 의문의 쓰임입니다.
- 뭉뚱그리면 '막연한 의문'을 동반하는 연결어미입니다.
- 예) 어찌나 마음을 졸였던지, 얼마나 고왔던지, 왜 그렇게 비굴했던지 (o)
든지
- 나열과 선택입니다.
- 예) 냉면이든지 밀면이든지 막국수든지 다 좋아요. (o) 이렇게 나열할 때 조사로 쓸 수 있습니다.
~건 vs ~든
- '든'으로 줄여쓰면 '건'으로 바꿔도 된다.
- 예) 어떻건=어떻든, 좋건 싫건=좋든 싫든, 하든 말든=하건 말건
- '건'이 선택을 나타내는 '거나'의 준말이기 때문입니다.
건지
- 것인지의 준말입니다.
- 앞의 어간 다음에 띄어 써야 합니다.
- 예) 할 건지, 살 건지, 그만둘 건지 (o)
~이에요 vs ~예요
- 앞 글자에 받침이 있으면 '이에요.'
- 예) 책상이에요, 손흥민이에요, 박은빈이에요, 남이에요 (o)
- 앞글자에 받침이 없으면 '예요"
- 예) 의자예요, 김연아예요, 송중기예요, 나예요 (o)
아니에요
- 따로 기억할 필요가 있는 이유: 형용사 '아니다'는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언어입니다.
- 아니다는 체언(명사, 대명사)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 따라서 받침이 없지만 '에요'가 붙습니다.
- '아녜요.'는 '아니에요'의 준말이기에 맞는 표현입니다.
~서, ~써
- ~서: 자격, 지위를 나타내는 조사입니다.
- 예) 누이는 존경받는 의사로서 명예로운 삶을 살았다./할아버지는 마을의 어른으로서 늘 솔선수범하셨다.
- ~써: 도구, 수단의 의미로 쓰입니다.
- 예) 말로써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비로소
- 비로소는 '비롯하다'에서 온 부사로 '소'라는 접사가 붙는 흔치 않은 예입니다.
- 비로소 (o), 비로써(x), 비로서(x)
띄어 쓰는 '지' vs 붙이는 '~지'
- 띄어쓰는 '지': 시간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과거로부터 현재까지의 경과입니다.
- 예) 밥 먹은 지 오래됐다. 집 떠난 지 사흘째다.
- 붙이는 '~지': 어미로 쓰입니다. 주로, ㄴ지 , ㄹ지 형태가 일반적입니다.
- 예) 좋은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부끄러움은 왜 우리 몫인지, 갈지 말지 빨리 결정해라, 뭐를 택할지 말하렴.
- 붙이는지는 의문사가 포함되어 따라다닙니다. 왜?, 무엇을?, 어떻게? 가 동반됩니다.
그러고는 vs 그러고 나서
- 보조사 '는' 은 부사 다음에 올 수 없습니다. 즉, '그러나는', '그런데는'이 성립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예) 그리고는 (x) / 그러고는(o) 지갑 갈피에 끼워져 있는 몇 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 그리고 나서(x) / 그러고 나서(o) : '그러다'는 '그리하다'의 준말입니다. '나서'는 완료를 의미하는 보조동사입니다.
- 예) 먼저 골고루 먹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x) / 그러고 나서(o) 영양제를 챙겨 먹는 것이 순서다.
몇일 vs 며칠
- 몇일, 몇 일(x) / 며칠(o)
- 문헌상으로 조선 중기 어느 고문집에 '며츨'이 처음 나옵니다. 그것이 변해 '며칠'이 된 것입니다.
- 몇 년, 몇 월, 며칠 입니다. 때로는 상식, 예측에 반하는 것이 매력적일 수 있는데요, 그래서 우리말은 오묘합니다.
뵈 vs 않
- '뵈 = 보이'로 기억하고, '보이'를 넣어도 무리 없이 말이 된다면, '뵈!', 안되면 '봬'입니다.
- 뵈(o): 그렇게 안 뵈는데요 → 그렇게 안 보이는데요.
- 봬(o): 또 뵈요 → 또 보이요. 는 이상합니다. '어'가 빠져서 '또 봬요'가 맞습니다.
- 않: '아니 ㅎ/ 하'가 줄어든 것입니다.
- 안: '아니'의 축약입니다. 안을 '아니'로 대체하여 무리 없이 말이 되면, '안' 입니다. 그리고 모자라면 '않' 입니다.
- 예) 그렇게 안 돼(o) → 그렇게 아니 돼
- 예) 그리 되지 않도록(o) → 그리되지 아니하도록
아는 체, 아는 척 vs 알은체, 알은척
- 아는 체, 아는 척: 모르는데 아는 것처럼 행세하는 경우에 씁니다.
- 알은체하다, 알은척하다: 사람을 보고 인사하는 표정을 짓다는 정의로, 아는 사이, 관계성을 뜻합니다.
- 예) 우리 앞으로 서로 알은척하지 말자 (o)
'알은척'은 한 단어이기 때문에 붙여 씁니다.
'아는 척, 아는 체'는 띄어 씁니다.
옥니 vs 옹니
- 옥니는 순우리말로 '안으로 오그라들어 있는 것을 말합니다.
- 옥니박이는 대개 까다롭고 고집이 세며 각박하다는 편견과 마주합니다.
- 옥니 (o), 옹니(x)
추스르고, 설렘, 단언컨대
- 추스리시길(x), 추스르시길(o)
- 설레임, 설레이다(x), 설렘, 설레다(o)
- 단언컨데(x), 단언컨대(o): 단언하건대의 준말로 입니다. 이는 '~건대' 자체가 고정된 어미형태입니다.
- 건데, 근데: '그런데'의 준말입니다.
하릴없이 vs 할 일 없이
- 하릴없이: '할 수 없이' , '하는 수 없이' 보다 조금 더 고급스러운 표현으로 '달리 어떻게 할 도리가 없이' 의 의미를 띕니다. 쓸 때는 붙여 씁니다.
- 할 일 없이: '조금도 틀림이 없이 '의 뜻으로 정말 할 일이 없는 것을 의미합니다.
행여 vs 혹여
- 행여: 긍정적인 의미로 '행여 오실까'. '행여 만나려나' 등의 표현으로 자주 쓰입니다.
- 혹여: 그럴 리는 없지만 만약에, 어쩌다 우연히, 이건 어쩌다가 혹시의 의미로 좋지 않은 일에 써야 걸맞습니다.
- 예) 혹여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혹여 시험에 떨어지더라도
결단 vs 결딴
- 결단: 결단을 내리셔야 합니다로 쓰이는 의미입니다.
- 예) 이번 일은 사장님께서 결단을 내리셔야 합니다.
- 결딴: 살림이 망하여 거덜 나다를 표현할 때의 동사로 순우리말입니다.
- 결딴나다, 절딴나다, 절단 나다는 모두 방언입니다.
횡경막 vs 횡격막
- 횡경막(x), 횡격막(o): 가슴과 배를 나누는 가루무늬 근육을 의미합니다.
- 세로로 나누는 근육이었다면? 종격막이었을까요? 그런 것은 없습니다.
발음이 표기에 영향을 미쳐 오류가 나는 경우 예
o | x | o | x | o | x | o | x |
찰나 | 찰라 | 남녀 | 남여 | 옥니 | 옹니 | 말발 | 말빨 |
어물쩍 | 어물쩡 | 앳되다 | 엣띠다 | 어중되다 | 어중띠다 | 들입다 | 드립다 |
이따가 | 있다가 | 본떠 | 본따 | 사그라들다 | 사그러들다 | 금세 | 금새 |
폭발 | 폭팔 | 얽히고설키다 | 얼키고설키다 | 생때같은 | 생떼같은 | 구슬리다 | 구스르다 |
장이 vs 쟁이
- 장이: 숙련된 기술이 있어야 합니다. (미장이, 유기장이, 대장장이, 땜장이)
- 쟁이: 기술보다 속성을 많이 가진 사람을 의미합니다. (멋쟁이, 빚쟁이, 약쟁이, 거짓말쟁이, 방귀쟁이, 풍각쟁이)
- 자신을 낮추고자 할 때는 '쟁이'라고 쓰는 것이 걸맞습니다.
얼르다 vs 어르다
- 어르다(o), 얼르다(x): 어린아이를 달래거나 기쁘게 하여 주다, 어떤 일을 하도록 사람을 구슬리다.
- '어르다'의 뜻풀이에 '구슬리다'가 등장합니다.
- 구슬리다(o), 구스르다(x) : '그럴듯한 말로 꾀어 마음을 움직이다' 라는 뜻입니다.
이 말이 본디 이런 뜻이었나요?
잘 못쓰고 있는 표현 알아보기.
회자
- 회자: '회와 구운 고기'라는 뜻으로 칭찬을 받으며 사람의 입에 자주 오르내림을 이르는 말입니다.
희귀 vs 희소
희귀암은 '희소암'으로 어서 바꾸어야 합니다.
- 희귀: '드물어서 귀하고 가치 있는 것'입니다. (희귀한 작품, 희귀한 인물, 희귀한 전시등 걸맞은 예에 맡겨야 합니다.)
- 희소: 매우 드물고 적음을 뜻합니다.
바라겠습니다 vs 바랍니다
- '바라겠습니다'는 틀린 말입니다. '바랍니다'가 맞습니다.
- 동사 '바라다'는 그 자체에 '미래',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래, 추측을 뜻하는 어미 '겠'과 중첩됩니다.
- 같은 맥락으로 '기대하겠습니다, 시작하겠습니다, 기대합니다, 시작합니다', 가 더 세련된 표현입니다.
~하고 싶어요? vs ~해지고 싶어요
- '~고 싶어요.' 앞에는 동사나 동사형이 와야 합니다. 어느 은행광고에 나온 "꾸준히 행복하고 싶어요."는 어법에 안 맞는 비문입니다.
- 먹다, 사다, 만들다가 동사이기 때문에 '먹고 싶어요, 사고 싶어요, 만들고 싶어요, 사랑하고 싶어요'는 자연스럽습니다.
- 잘못된 예) '예쁘고 싶어요, 못되고 싶어요'는 형용사이기 때문에 이상합니다. → 동사적으로 만들면 됩니다. '행복해지고 싶어요, 젊어지고 싶어요, 예뻐지고 싶어요'는 가능합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자연스럽고 세련된 표현을 알아봅시다.
안사람 vs 배우자 vs 아내
- 안사람, 배우자라는 표현은 무겁고 일상어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 대안은 발음도 부드럽고 '아내'가 가장 무리 없습니다.
원래와 본디
- 본지가 구개음화 역행으로 '본디'가 됐습니다.
- 원래의 과도한 완력을 누르고 여린 '본디'를 격려해 살려내면 고상하고 품격 있어 보입니다.
- 예) 그이는 원래 성품이 고와 / 그이는 본디 성품이 고와
되게 vs 매우, 무척, 꽤
- 영어 'very'에 해당하며, '되게'는 서툰 화법입니다.
- 우리 부사로 '매우, 무척, 퍽, 사뭇, 썩, 꽤, 제법, 자못, 대단히, 정말, 참, 상당히,' 등 그것만으로도 세련되 우리말로 인정받을 만합니다.
스텝이 꼬이다 vs 계속 엇박자
- 각종 운동에서도 '스텝'은 쓰이는 용어입니다.
- '스텝이 꼬이다' 보다 '계속 엇박자' 정도로 사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물건을 세는 순우리말 단위들
- 두름: 생선 20마리
- 단: 나물류 열개 정도를 묶은 한단
- 손: 한 손에 잡을 만한 분량
- 한 줌: 미나리, 파 따위 한줌 분량
- 접: 채소, 과일 따위를 묶어 세는 단위 (100개를 뜻함, 마늘 한 접)
- 쾌: 북어를 세는 단위 (북어 20마리)
- 모숨: 길고 가느다란 물건의 분량의 한 줌 (두릅, 시금치, 열무)
- 축: 오징어 20마리
직격탄 vs 정면대응
- 전쟁, 전투, 폭격을 연상케 하는 직격탄보다 '정면 대응하다, 혹은 직설을 던지다' 정도면 될 듯합니다.
골머리를 앓다? vs 머리가 아프다
- 골머리는 머릿골의 속된 표현인 비속어입니다.
- 머릿골은 대뇌, 소뇌등이 들어 있는 머리뼈의 한 부분을 가리킵니다.
- 골머리가 아프다 (x) → 머리가 아프다
- 목구멍이 아프다 (x) → 목이 아프다
- 눈알이 뻑뻑하다 (x) → 눈이 뻐근하다, 눈이 빡빡하다
- 갈아치우다 (x) → 정비하다, 교체하다, 경신하다
공정하게 말하는 법
차별하지 않는 중립적 표현
여성에게만 쓰는 표현들
- 재원: '재주가 뛰어난 젊은 여자'란 뜻이라는 사실. 여성에게만 사용합니다.
- 재자: 남자에 해당하는 말인데 잘 쓰이지 않습니다.
- 여장부: 성평등에 반하는 말입니다. '건강하고 씩씩한 사내'의 대장부는 남성을 이미 전제하고 상징해 놓았기에 안 쓰는 게 좋습니다.
- 여자 보다 여성을 많이 쓰는 추세입니다.
- 예) 이번 선거에서 여성의 힘을 보여줍시다! 에서 여성대신 여자를 넣으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 처녀, 여류, 여고생, 여대상, 여직원보다 '여성'은 특이, 이상, 예외라는 잠재적 의식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 최악의 차별어는 '미망인'입니다. '남편이 죽을 때 같이 죽었어야 하지만 미처 따라 죽지 못한 사람'을 뜻하니 적어도 일상에서는 버려야 합니다.
미운 오리 새끼
- 새끼를 동물 명칭의 앞에 놓아야 안정적이고 편안합니다. (새끼 사슴, 새끼 호랑이 등)
- 동화적 느낌을 주려는 목적이라면 '아기'가 필요합니다. (아기 곰, 아기 코끼리 등)
- 어류의 경우 '어린'을 붙이는 것이 좋습니다.
- '미운 오리 새끼'와 '미운 새끼 오리'의 단어 위치 하나에 어감이 이렇게 달라집니다.
- 미운 오리 새끼? 누군가의 초라한 언어감수성이 빚어낸 비극적 결과입니다. 미운 새끼 오리였어야 합니다.
덜 썼으면 하는 일본어, 영어식 표현
예쁜 우리말대신 일본식, 영어식 표현을 우리도 모르게 사용하는 잘못한 표현을 살펴봅니다.
그들
- 불특정 다수를 뜻할 때 '그들'이라 칭하기 일쑤입니다.
- 그들은 영어의 'they'로, 우리 어법이 아닙니다. 번역투라고 꼭 못쓰는 것도 아니지만, 멀쩡한 사람을 먼 관계로 치환하고 맙니다.
- '이들, 그들, 저들'은 문학적, 감성적 표현을 하고자 할 때 제한적으로 쓰는 것입니다.
포함 vs 비롯하다
- '함께 들어 있거나 넣는다'는 뜻입니다.
- 영문 텍스트 속 include(포함하다), involve(관련되다, 포함되다)에 자주 노출된 표현입니다.
- 예) 이 학교 운영위원 9명 중 위원장을 포함한 4명이 00당 출신이라고 한다. (x)
- 예) 이 학교 운영위원 9명 중 위원장을 비롯한 4명이 00당 출신이라고 한다. (o)
- 위원장이라면 당연히 우두머리서 '비롯 하다'로 써야 맞습니다.
- 예) 내일은 울릉도, 독도를 포함해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겠습니다. (o)
부분
- 영어 'a part of' 배경의 표현이 '부분'입니다.
- '부분'보다 순우리말인 '대목'은 '일의 어떤 특정한 부분이나 대상, 이야기나 말글 따위의 특정한 부분'을 일컫습니다.
- 혹은 '그 점. 그면'도 대체어로 괜찮은 선택입니다.
- 다만 '면'이 허전해 보여 '측면'을 쓰는 경우를 자주 보는데, 측면은 말 그대로 '한쪽 면'입니다.
- "제가 본 측면에서는"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습니다.
- "그건 사건의 측면에 해당하는 것이고요, 제가 인상적으로 본 대목은 나중에 나타난 목격자입니다. 가해자 측에서는.." (o)
- 그 부분은 → 그 점은, 그 대목은
- 이런 부분에서는 → 이런 면에서는, 이런 점에서는
- 비용 측면에서는 → 비용 면에서는
SINCE
- 간판에도 거북살스러운 영어 사대주의가 어른댑니다.
- 점포를 열었다면 소박하게 1996년부터, 1996년 개업(창업), 1996년 설립(세움), 1996년 시작, 1996년 엶 의 우리말을 사용하자.
- 굳이 SINCE라고 쓰려면 적어도 100년쯤 된 회사나 노포는 돼 그럴듯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라성
- 기라성은 일본말입니다. '기'는 무늬 있는 비단, '라'는 얇고 고운 비단의 뜻입니다.
- '비단 같은 밤하늘에 매우 빛난다'라는 의미로, 일본말 기라키라(번쩍번쩍) 이란 부사에 별성을 붙여 기라성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 대안은? 토박이말 '내로라하는' 어근입니다.
- 내로라하는: 보통은 쟁쟁한, 걸출한을 제시하지만 토박이 말인 '내로라하는'이 좋습니다.
단도리
- 일본어로 쓰이는 단도리는 '준비가 잘 되다, 순서를 정하다, 절차를 갖추다'라고 할 때 쓰이기에 굳이 쓸 필요가 없습니다.
- 우리말 순화어로 '채비, 단속'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주의해 지켜보다, 마무리를 잘하다'의 용도로 쓰입니다.
- '단도리하는 것' 대신에 → '잘 보듬고 배려하는 것' 정도면 충분합니다.
뗑뗑뗑
- 프로그램에서 퀴즈등 풀 때 '000'만 나오면 너나 할 것 없이 '뗑뗑뗑'은 무엇일까요? 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일본 말입니다.
- 뗑의 실체는 '점'입니다.
- 대안은? 직접적으로는 '공공공'입니다.
- 사람을 가리킨다면? '아무개, 몇 자입니다.' 아니면 '무엇일까요, 몇 글자입니다.'가 바람직합니다.
- 대신 차라리 부사 '삐리리'가 낫습니다.
- 뗑뗑이 무늬옷이 아니라 '물방울무늬 원피스' 혹은 '점무늬 셔츠'를 권장합니다.
소수점 이하 숫자를 읽을 때
소수점 이하 숫자를 읽을 때에 '영(0)'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0.108 [영쩜일령 팔]로 읽으며 공을 따돌리는데,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입니다.
- 휴대전화 앞번호 010은 '공일공'입니다, 제임스 본드 007은 아직도 '공공칠'입니다.
- 영어도 그렇습니다. 1905년은 영어로 [나인틴제로파이브]와 [나인틴오파이브]로 읽는 것 둘 다 인정합니다.
똔똔 대신 엇비슷하다, 팽팽하다
- 일본어 똔똔 대신 '엇비슷하다, 어상반하다, 팽팽하다'등을 대신 쓸 수 있습니다.
- '또이또이'는 '똑똑히'의 충청방언으로 '비슷하다, 똑같다, 엇비슷하다' 뜻의 우리말입니다. 아직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오르지 못했으나 우리말 샘(오픈사전)에서는 인정합니다.
삐까뻔쩍 대신 '멋진데'
- 아저씨들이 많이 쓰는 '삐까'는 일본말로 '번쩍, 반짝, 뻔쩍, 빤짝' 등의 뜻입니다.
- 삐까와 뻔쩍의 잡탕 같은 이상한 말 대신 '멋진데, 아주 근사하구먼'이라고 고쳐 말해야 옳습니다.
곤색 대신 '진청색'
- 생명력이 질긴 말로 '감색'의 '감'이 일본어 발음 '곤'입니다. 그러니 이것도 한일이 뒤섞인 말입니다.
- 우리말로 '감색, 진청색, 진남색'을 사용해야 합니다.
섭씨 / 화씨
- 섭씨: 스웨덴 천문학자 안데르스 셀시우스의 이름이 중국어 음역으로 바뀐 것인데, 중국인의 성의 앞글자 섭만 따고 씨를 붙인 것을 그대로 들여온 것입니다.
- 화씨: 다니엘 파렌하이트는 폴란드 땅이지만, 당시 동일 단치히 태생 물리학자로 중국에서 이름이 화륜해로 둔갑합니다. 성에 Fa의 앞글자 화만 떼어내고 씨를 냅다 붙인 것을 그대로 받았습니다.
- 대안은? 섭씨대신 '셀 기온'이나 '셀 도'
- 화씨대신 '파 기온' 이나 '파 도' 정도가 어떨까 싶습니다.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한다'가 현행 외래어 표기 5원칙 중 다섯째 조항입니다. 새롭게 바꾼다면 이것은 고쳐져야 할 것입니다.
~적
- 영어의 'tic'에 해당합니다. 'romantic'은 '낭만적'으로 쓰이듯이 자체는 괜찮지만 남발되고 오용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 '기분적으로, 마음적으로는, 협조적으로. 가격적으로, 품질적으로' 따위는 어색하고 이상합니다.
- ~적 앞에는 한자어 명사가 오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 또한 ~적을 떼어내도 뜻이 통하면, ~적을 붙이지 않는 게 바람직합니다.
파이팅
- 몰지각한 진행자들이 퍼뜨린 일본식 조어입니다.
- 대표적인 쟁글리시 janglish, 즉 일본식 영어입니다.
- 1980~90년대 방송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일본 방성을 베끼던 시절에 '파이팅'은 그 물결을 타고 전가의 보도처럼 많이 쓰이게 되어 일반인들에게도 삽시간에 퍼졌습니다.
- 복싱에서 양 선수가 공격 의지 없이 소극적으로 임할 때 심판이 '파이트 fight'라고 하는데 여기에다 난데없이 명사형 어미 ~ing를 덧대어 '힘내라, 잘해라'등의 쓰임으로 바꾼 것입니다.
- 2021년 10월 런던발 기사에 한류 관련 20여 개 단어가 옥스퍼드에 새로 등재됐는데, '스킨십, 파이팅' 두 개가 한국식 영어표현으로 포함되었습니다. 일종의 파이팅은 면죄부를 얻게 된 셈입니다.
- 그래도 '파이팅 코리아'는 외려 촌스럽게 드립니다.
- 이제는 파이팅 대신에 '아자, 으라차차, 아리아리'의 고유어 표현들이 빠르게 힘을 얻고 있는 추세입니다.
삑사리
- 일본에서 경적소리를 나타내는 '삣'에서 온 것입니다.
- 여기에다 위치, 정도, 가치, 값 등이 내려가 낮아지는 명사 '사가라, 상아리'를 붙이되 중간의 발음요소인 '가아'가 빠지면서 형성된 말입니다.
- 정리하면, '삑 소리를 내며 본래의 것에서 낮게 이탈한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 당구에서는 '헛치기'의 의미입니다.
- 음악에서는 '음이탈'을 뜻합니다.
- 삑사리 대신: '일이 어긋나다, 상황이 꼬이다, 돌발 변수가 생기다' 등이 대안입니다.
유야무야 대신 '흐지부지'
- 옛 일본 노래 '아리야 나시야'에서 온 것으로, 나의 애인이 '살아 있는지 아닌지, 있는지 없는지'의 뜻입니다.
- 히라가나로는 발음이 공교롭게도 우리와 거의 같습니다.
- 우리말에는 유야무야가 아닌 '흐지부지'가 있습니다. 더구나 토박이 말로 근사한 대안입니다.
100개 표현으로 기르는 말의 멋, 맛, 격
이 책은 일상 대화에서 자주 틀리는 표현을 바로잡아주고, 차별과 혐오를 피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또한, 일본어와 영어에서 온 표현들을 꼬집어서 미묘한 차이를 설명하고, 우리 언어를 더 풍부하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일반 분들이 알아야 할 내용도 있지만, 방송인들을 위한 표현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말을 통해 누군가를 더 존중하고 배려하는 방법도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언어의 힘을 활용하여 더 나은 대화와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 언어의 사용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더 나은 소통을 위한 지혜를 제공합니다. 함께 이 책을 통해 말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주목받을 수 있는 글쓰기를 원하시는 분들께, <웃기는 글이 잘 쓴글입니다> 도서 리뷰 포스팅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