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이 성장하면서 부모는 다시 잊고 지냈던 유년시절과 학창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됩니다. 다시 아이의 나이로 돌아가 함께 유치원부터 초등학교입학시기에 나의 어린 시절과 다시 마주하게 되는데요. 여학교와 남녀공학을 모두 다녀본 바, 남학생보다 여학생의 민감한 10대에 대해 다시 한번 이 책을 통해 되새겨 보게 되었습니다.
10대 시절의 경험은 원활한 교우관계의 토대
자녀가 초등학교 중학년부터 접어드는 10대 시절의 학창 시절의 경험은 성인이 되었을 때 원활한 교우관계를 가질 수 있는 토대가 됩니다. 그 시기에 함께 돕는 엄마의 역할도 참 중요한 시간입니다. 오늘은 이달의 신간 서가에서 눈에 띄었던 '여학생이 사는 세계', 김미연 저자의 책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아이를 키우며 많은 추억들이 떠오르고, 그중에서도 학창 시절의 기억은 특별합니다. 여학생의 감정은 10대의 남학생보다 더 민감하고 복잡합니다. 아이도 어른도 아닌 호르몬에 의한 신체변화에도 적응해야 하고 매년 학업은 늘어가니 적응해 나가는데 아이들 자신도 미칠 지경입니다. 이 시절을 잊어버린 어른들은 이해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책 속의 구절소개
최근에 출간된 김미연 저자의 '여학생이 사는 세계'라는 책은 많은 여성들에게 공감을 자아내며, 특히 10대 시절의 여학생들과 자녀를 둔 부모뿐 아니라 교사, 학생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여학생들이 겪는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면서, 그들이 직면하는 현실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해 줍니다. 이 시기를 잘 지내고 성인이 되었을 때 필요한 교우관계를 갖는 방법을 제시하여, 이들이 더욱 원활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저자는 20년 넘게 중학교교사로 아이들의 힘듦에 공감하고 마음이 자라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어른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구체적인 사례와 문제해결 방안을 제시하였습니다.
이간질의 메커니즘
'A(전달이), B(뒷담이), C(열받이)'역할을 세명 모두 충실히 해야 이간질 메커니즘이 작동한다고 합니다. "험담은 서로에게 모욕을 주고 그들의 사회적 위치를 공고히 하는 도구 중 하나이자, 기술발달과 더불어 점점 SNS가 유용한 도구가 되기도 하지만, 독이 되고 있는 점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주고 있습니다.
강성호 작가의 '플랫폼 경제와 공짜점심'에서 소개된 1:9:90법칙은 온라인상 등장한 최신용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1명이 최초 글을 올리고, 9명이 그 글을 편집이나 댓글로 반응하고, 90명이 반응 없이 글을 열람하며 그대로 믿어 버리게 된다는 뜻입니다. (p71)
SNS에 예의와 배려가 필요하기에 저자는 아이들과 험담하지 않기 서약서와 SNS 사용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합니다.
- 평판에 대하여 그 시절의 나는 어땠는지
- 어린 시절 누군가 떨쳐버릴 수 없는 나쁜 평판을 얻게 된 것을 본 적이 있는지
- 나쁜 평판을 받은 친구를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는지, 없었다면 왜 그랬는지
- 나쁜 평판이 언제까지 지속되었는지
- 항상 그런 평판이 따라다녔는지
이런 질문들을 함께 되새기며 지금 현재 어른이 된 나는 어떤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p74)
여학생의 다툼공식
'화났을 때 화난 상대에게 직접 말하지 않는다. 또 다른 하나는 화가 나는 즉시 지지자를 모은다. 동시에 확실한 지지를 선언하기 전까지는 어떠한 감정도 티 내지 않는다.' (p80)
농담 금지영역 설정하기
서로에게 모욕적인 농담에 선을 긋는데 쓸 수 있는 영역을 가르치기도 합니다.
매뉴얼이 도움은 되겠지만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p84)
관계 맵 그리기
'여학생 66명의 관계를 네트워크로 시각화하여 보여줍니다. 또래 상담자 연수에서 들었던 친구관계 동심원의 맵을 통해 또래관계를 깊이 살펴봅니다. 아는 이, 공일이, 친한 이, 끈끈이의 동심원에 대한 그림과 함께, '아는 이'는 아는 정도의 관계, '공일이'는 학급이나 모둠에서 같은 과업을 수행하는 관계, '친한 이'는 급식을 같이 먹거나 운동하는 사이, 마지막 '끈끈이'는 나의 많은 부분을 알고 자주 연락하는 사이로 말입니다.' (p95)
팻토크(fat talk) 중독 체크리스트
하루에도 자기 외모를 비하하는 여학생들의 말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 되돌아보라고 합니다. 팻 토크는 습관적인 자기 모욕입니다. 더 큰 문제는 팻 토크가 필수라고 생각하는 경향입니다. 특히 여성들 사이에 평생 지속되는데, 어른들이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할 차례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전염시키지는 않았는지를. (p165)
Good Just~(좋아, 다만)
'좋아, 다만'의 아이들만의 언어의 암호는 무엇일까? 테두리를 잘 지키면 자기가 잘난 줄 아는 아이가 되지 않을 수 있기에 이를 어기지 않으려 애를 쓴다고 합니다. 저자는 여학생들의 몇 가지 언어의 암호들을 해독해 놓았습니다.
- 공부 열심히 하는 것 좋아. 다만 친구들과의 관계도 좋아야 해.
- 정직하게 말하는 것 좋아. 다만 친구들 감정을 상하게 하지 말아야 해.
- 이번 시험에서 점수를 올리는 것 좋아. 다만 너무 자랑하진 마.
- 자신감을 갖는 것 좋아. 다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하는 것 잊지 마.
라는 이중적인 암호에 대해 상황을 알아서 이해하고 행동하라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암호는 풀렸지만 마음은 무겁다고 적혀있습니다. 질투심과 무언가를 원하고 갖고 싶은 욕망은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숨긴 채 경쟁하려는 모순에서 암호가 만들기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p162)
나의 펫 토크 중독 체크리스트
- 어떤 음식을 얼마나 많이 얼마나 먹었는지 자주 말하는가?
- 운동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또는 많이 못했는지 얼마나 자주 말하는가?
- 자기 몸 어디가 부족하다거나 남의 몸이 부럽다는 말로 타인과 공감대를 형성하려 하지 않는가?
- 당신보다 나은 타인의 몸 이야기를 얼마나 자주 하는가?
- 친구에게 자신이 얼마나 두렵고 자신 없는지를 솔직하게 말하기보다 살찐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가?
이 모든 것이 팻 토크에 속한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다 보고 듣고 있으니 저자는 어른들부터 입을 다물어야 하며 사회생활의 암묵적 규칙 중 하나가 바로 '펫 토크로 겸손을 보인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팻 토크를 하지 않는 것을 결심하고, 이것은 건강상의 문제를 넘어 도덕적이고 양심적인 행동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p165)
여자 아이들을 만났을 당시 15년 차 엄마였던 저자도 딸의 중학생활을 지켜보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딸 기르기가 처음이었던 시행착오를 기다리며 신뢰를 저버리지 않은 딸 덕분에 엄마라는 성장기도 담게 된 것 같다고 하는 저자의 글에 유대감으로 말하기보다 많이 들어주며, 학급 아이들을 덩어리로 바라보지 않고 개개인으로 바라보려 했던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p203)
나의 펫 토크 중독 체크리스트
누구나 한 번쯤은 자녀가 겪는 친구 관계, 학업 스트레스, 신체적, 정신적 변화에 대해 마주해 보셨을 것입니다. 이 책은 여학생들이 겪는 다양한 문제와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성적표에 등수공개가 없어진 요즘은 예전보다 달리 공부만 잘한다고 다가 아님을 아이들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공부는 정답을 적어야 한다면, 교우관계는 답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친구 관계, 성적, 외모, 미래에 대한 고민들. 여학생들은 때로는 강하고, 때로는 연약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한 것은 그들은 사랑받고 소중히 여겨져야 합니다.
이들을 원활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이 책은 여학생들이 겪는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면서, 그들이 직면하는 현실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해 줍니다. 이 시기를 잘 지내고 성인이 되었을 때 필요한 교우관계를 갖는 방법을 제시하여, 이들이 더욱 원활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학생이 사는 세계'는 여학생뿐 아니라 여성들의 가슴속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여학생 시절의 추억을 되돌아보며, 10대를 이해하고 이끌어 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마무리해 봅니다.
"MG세대가 뭔가요?"라고 물으신다면 정확한 용어는 MZ세대입니다. MZ세대부터 60대까지의 공감을 만들어 이야기를 담아보았습니다. 생활 속에서 벌어질 법한 도서리뷰 포스팅을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