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과 초록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춘천 '제이드 가든 수목원'
장마철이 시작되기 전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던 주말, 도심의 소음에서 벗어나 한적하게 거닐 수 있는 제이드 수목원을 찾아보았는데요. 안으로 들어가면 푸르른 숲 속의 한적함과 아기자기함이 느껴지는 정원과 다양한 자연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을 갖었습니다.
다양한 산책 길을 따라 걸으며 피아노 재즈 선율이 흘러나와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는 잔잔한 음률의 적절함이 어우러져 더 차분해졌던 기억입니다.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빛과 새들의 지저귐과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들이 참 평화롭고 마음의 안정과 평온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식물들을 마주했던 '춘천시 남산면 햇골길 80'에 위치한 제이드 가든 수목원! 오늘 포스팅을 통해 숲 속의 정취를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직접 기른 허브와 야채로 만든 브런치 카페와 테마정원
가장 먼저 제 눈에 띄었던 것은 유럽식 건물 양쪽에 위치한 기프트숍과 직접 기른 허브들을 식재료로 사용하는 브런치 카페였습니다. 이곳은 마치 호텔분위기가 물씬 풍겼는데요. 대형 목조식탁과 벽난로가 마주하고 있었고, 앙증맞은 머핀과 베이커리 케이크가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일단 브런치 카페에서 잠시 뜨거운 열기를 식힐 겸 샐러드식의 파스타 맛을 본 뒤, 정원을 둘러보았습니다.
정원은 천천히 산책하는 걸음으로 약 한 시간 동안 편도로 둘러볼 수 있는 거리이고, 이곳은 보통의 수목원과는 달리 아기자기하고 길게 늘어서 있는 코스로 피아노 선율이 흘러나오고, 새의 소리와 자연의 물소리에 힐링되는 시간을 만들어주었는데, 사계절 변화 속에 어떻게 이처럼 아름답게 정원을 가꾸어 놓았는지. 주변을 둘러볼 때마다 경이롭기만 했습니다.
산 위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를 따라 다람쥐가 먹이를 먹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며 느리게 걷는 시간은 도시에서 느껴보지 못한 평온함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제이드 가든은 다양한 테마로 구성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진으로 남기기에도 최적인 시그니처 장소입니다. 기존 아침고요수목원의 웅장함과는 다른 여성스러움이 배어 있었습니다.
산책하는 길목을 걸어 다니며 늘어선 형태의 길을 따라 걸으면 놓치는 곳 없이 둘러보게 되었고 아기자기한 수목원이었습니다. 테마별로 특색 있는 식물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그럼 제이드 가든의 테마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이탈리안 웨딩 가든
이탈리안 웨딩 가든은 긴 수로와 화단, 회랑이 대칭을 이루는 아름다운 이탈리안식 정원입니다. 회랑은 건물 주변에 설치된 통로를 둘러싼 공간을 말합니다. 주로 한옥이나 전통적인 한국식 가옥에서 볼 수 있는 특징적인 요소 중 하나입니다.
회랑은 건물 주변을 돌면서 통풍과 조명을 확보하고, 건물과 자연을 조화롭게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실내와 실외를 연결하는 중간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하는데, 전통적인 한국 가옥 회랑은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거나 시원한 바람을 쐴 수 있는 장소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합니다. 그런데 이곳은 붉은 지붕과 유럽적인 건축물이 함께 어우러져 있어 정원의 첫인상과 끝인상을 이국적인 기억을 심어줍니다.
2. 영국식 보더 가든
이 테마는 영국식 정원을 연상시키며, 중앙에는 다양한 식물들과 잔디가 가득해 영국 정원의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중앙에 잔디와 다양한 질감무늬의 식물들이 가득했지요. 세모로 깎은 나무들의 정렬은 마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된 기분으로 숲을 향해 탐험하러 가는 기분을 주었습니다.
3. 은행나무 미로원
이름처럼 은행나무로 울타리를 만들어 미로를 만든 공간이라고 하네요. 피아노 선율과 함께 울타리를 걷는 기분은 꽃과 나무향이 어우러져 오르막인지도 분간이 안 되었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4. 꽃물결 원
경사의 언덕이지만 완만하고 바닥에는 멍석이나 나무조각이 깔려있어 편안한 걸음을 느낄 수 있는 정원이었습니다. 조팝나무, 화살나무, 튤립과 넘실거리는 식물이 물결치는 듯한 정원의 모습을 만날 수 있으며, 다양한 식물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선사합니다.
5. 수생 식물원
시냇물을 따라 걸으면서 합류하는 물줄기와 분수대가 있는 호수가 특징적인 사진 스폿입니다. 인공 폭포와 계곡, 이끼원의 물줄기가 모두 모여 호수를 이루고 호수중앙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원한 분수와 난간의 조각물들이 시선을 끄는 곳입니다.
6. 만병초원
이름대로 만병을 고친다고 알려진 만병초를 심은 곳입니다. 만병초는 해발 1천 미터가 넘는 한라산, 울릉도, 설악산의 귀한 식물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7. 원추리 정원
원추리라고 불리는 '망우초'가 가득한 정원입니다. 근심을 잊게 해주는 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제이드 가든에는 500여 종의 원추리가 있어 다양한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8. 잎의 정원
꽃은 없지만 다양한 초록 잎을 가진 식물들이 주인공으로 꾸며져 싱그러움으로 가득한 잎의 정원이지요. 초록 잎과 피톤치드의 향내음에 둘러싸여 시원한 휴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9. 이끼원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끼원. 돌 위에 온갖 이끼가 덮여 있었는데, 물속의 이끼만 보았다가 숲 속의 초록 카펫이 깔려있는 것과 같은 이끼에 매료되어 신비로운 그림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을 주었습니다. 마음의 안정과 사색하기 안성맞춤인 공간에서 나무그늘이 땀을 식혀주었어요. 게다가 언덕에 올라갈 때 초록 잎사이로 걸려있는 반짝이는 유리전구가 한여름날 크리스마스 같은 효과를 주어 가장 기억에 남는 테마구간이었습니다.
정상으로 오르기 전에 얕은 계곡물이 흐르는 곳에서 잠시 돗자리를 피고 쉬어갔는데, 나무숲이 주는 시원한 바람이 자극적이지도 않고 은은하면서도 도시에서의 습함이 아니라 선선한 상쾌함에 한없이 앉아 있을 수 있었는데, 갑자기 왕벌이 날아오는 바람에 급히 다시 발걸음을 옮겨 정상까지 올라갔습니다.
정상에서 기다리고 있던 장소 '클라우드 가든!' 이름과 풍경이 어쩜 이리도 잘 맞아떨어지게 지었는지. 하늘과 구름을 조망하면서 정상에 있는 카페에서 밀크티를 얼려 갈아 만든 팥이 없는 빙수를 맛보았습니다. 밀크티를 갈아 준 설빙 같은 빙수 위에 초콜릿 흰 꽃송이와 눈에 확 틔는 보라색 꽃잎이 데코레이션으로 얹어있어 눈으로 미리 맛을 보았습니다. 입안에서는 사르르 녹는 밀크티 향이 은은한 빙수로 목을 축이며 맑은 하늘과 구름, 초록의 싱그러움을 바라보았던 기억을 담아봅니다.
이때 갑자기 왕개미가 종아리를 깨물어서 순간 '아야!' 하고 놀랐지만, 개미가 물면 꼬집는 것 같이 아플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네요. 숲 속을 거닐 게 되신다면 꼭 모기 기피제는 필수! 입니다.
10. 블루베리원
유기농으로 재배되는 블루베리 농장을 가드너들이 파란 보속이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2011년부터 유기농으로 직접 재배하고 수확해서 의미 있는 농장에서 블루베리를 수확해 보는 유료체험을 6월과 7월 이벤트 기간으로 열리고 있었습니다.
11. 정원길
걸어가는 길목도 '나무 내음길'과 '숲 속 바람길'로 나뉘어있습니다. 이름이 잘 어울리는 길이었지요. 입장해서 숲으로 올라갈 때는 모든 정원을 마주하는 '나무내음길'로 올라갔고, 내려올 때는 '숲 속바람길'을 걸어보았습니다.
- '나무내음길'은 나무내음이 가득하고 우드칩이 깔려있어 발이 피로하지 않습니다. (멍석이 깔려있는 숲길 430m)
- '숲 속바람길'에서는 큰 나무들과 실제로 보기 드물었던 네온 바이올렛색을 띤 꽃과 울창한 나무 그늘이 드리워져 바람이 시원합니다. (평지 800m, 편도 40분)
12. 셰프의 가든과 재배온실
여기까지 내려오면, 이제 입장했던 유럽풍 건축물이 보이고, 브런치 카페 옆 공간에는 허브와 채소들을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미니 온실이 있었습니다. 둘러보았을 때 관리하시는 가드너 분들이 허브들을 가꾸고 계셨어요.
13. 그 외 편의시설
브런치 카페 '살롱 제이드'와 소품샵'스튜디오가 있으며, 화장실은 정원 중간에는 없다는 사실! 입구건물과 정상에만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브런치 카페 입구에는 수유실과 화장실이 널찍하게 구비되어 있습니다. 처음 들어서는 순간 양사이드에 자리 잡은 기프트숍과 직접 기른 허브들로 만든 식재료의 샐러드와 샌드위치, 음료가 준비된 브런치 카페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호텔 브런치 카페에 온 것처럼 깔끔하고 대형 식탁과 벽난로가 마주하며, 앙증맞은 크기의 머핀과 베이커리케이크가 진열된 있습니다. 파스타를 시켜보았는데, 스파게티류가 아니라 야채샐러드 형식이니 식사하는 곳이라기보다 더위를 잠시 시켜가는 카페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자연과 조화로운 휴식이 필요할 때 추천
출출해져서 정원을 나와 주차장 쪽에 춘천 닭갈비 구이가 있어 식사를 하면서 정원에서 만난 4천여 종의 식물이 만들어주는 풍경의 소중한 시간을 엮은 이야기가 마치 휴식의 충전부케를 받은 기분이었네요. 제주도에 갔을 때 꽃향과 나무향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는데 이곳에서도 식물과 아카시아향이 어우러져 비일상적인 감동을 경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맑은 물에는 다양한 수생 식물들이 피어 있어서 경치가 더욱 화사했고, 호수 주변에는 나무벤치가 있어서 앉아서 휴식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자연을 감상하며 마음을 비우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합니다. 누워서 구름을 보고, 나무 그늘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고 싶으시거나,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하고 평화로운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 추천드려보고 싶은 장소입니다.
행복한 곳으로 데려가주는 사람은 가장 좋은 사람입니다. 자신을 좋은 장소로 데려가보세요. 장소에도 이상형이 있다고 했던 김혜원 작가의 말이 생각납니다. 좋았던 장소, 행복하게 해주는 장소를 함께 나눠보고 아카이빙 해 봅니다.
수목원 여정이 즐거우셨다면 자동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경강역 레일바이크도 즐기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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